23/11/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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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하우스 연청의 올해 마지막 기획전시
성북동 르한스 갤러리에서
11월 25일 오픈합니다.
2인전 안효정 & 우지연
< Shimmering etched memories >
이번 기획 전시는 감각의 기억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두 작가가 오랜 시간 각자의 방식대로 정제의 과정을 통해 구현하고 있는 그 작업 방식과 이미지는 매우 상반된다. 기억의 물결이 흐르고, 덮이고, 해체되기도 하였고, 또 다르게 정제되고 무른 것이 단단하게 쌓여, 전혀 다른 새로운 물성으로 탄생되기도 하였다.
안효정(Prreureu; 프르르))작가는 시각, 청각적 도구를 통해 내면의 소리와 감정을 이끌어내고, 살피며, 감각하지 못하는 소란함 속에 살아가는 이에게 필요한 마음의 보살핌을 상기시킨다. 무수히 혹은, 무겁게 쌓인 감정과 어떤 생각의 이야기를 흩고 해체한다. 그 과정은 점차 아래로 흘러가는 물줄기와 같이 억지스럽지 않도록 오랜 시간을 차분하고 견고하게 엮으며 그 깊이를 축적해왔다. 작업과정에서 작가는 참여자의 침전된 시간과 기억, 감정을 해체하고, 풀어내도록 한다. 이는 작가가 어릴 적 바다의 소리와 움직임으로 많은 위로를 받았다 함과 같이, 다시 돌아오는 파도의 안아주는 위로를 전달하고자 함이다.
우지연 작가의 작업은 무른 물성의 물과 한지를 서로 섞고, 쌓고, 말리기를 반복하면서, 그 위에 쌓이는 시간과 행위만큼, 견고하고 단단한 물성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이 과정은 주변의 사소함과 소란함 속, 자연이 고요하게 확장하며 낱낱이 새긴 순간의 기록이 현재의 우리에게 회상될 때, 생생하게 감지되는 것과 닮았다.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느껴지는 강렬한 단단함은, 유동하는 물과 풀어진 한지로부터 만들어진 수없이 반복된 그 과정을 상기시키며 생동감이 일고, 고요한 빛을 낸다.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소리를 낸다. 그 소리로 모두를 집중하게 하고, 누군가에게는 마음이 벅찬 강한 기억을 남기기도 하였다. 그리고 나날이 또 다른 많은 감정과 소리를 생산하고 소비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소란함에 어느새 익숙해져 있음을 발견한다. 어떤 이의 ‘ 속 시끄럽다.’라는 표현처럼,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들도 소리를 내고 우리의 감각을 일으키며, 미미한 존재로 여겨지기도 하나, 어떤 행동의 방향을 결정하게 하기도 한다.
고요함 속에선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기가 쉽다. 고요함에 머물다 보면, 나의 생각과 마음이, 미세하게 감각하지 못했던 심연의 생각과 마음까지도 들여다보게 되고, 그 소리와 이야기를 살피기도, 구분하기도, 정리하기도 한다. 이러한 감각적인 기억과 감정은 어딘가에 영구적으로 새겨져 있는 듯 하나, 시간이 지나면서 선명함을 잃기도 한다. 이 잡기 힘든 덧없음이 때로는 야속하기도 하지만, 두 작가가 발견한 고요한 정제의 과정을 통해, 기억이 은은하게 빛나며 생동하는 섬세한 숨을 호흡하는 시간이 전달되기를 기대한다.
전시서문_ 아트하우스연청 디렉터 장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