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5/2026
최명숙 비단족자에 펜, 65×39. 2026
쓰기의 기술과 시간의 지층:
최명숙《시-서-화》에 대한 비평적 서문 중
최명숙 개인전《시-서-화》는 전통적 개념의 재현이 아니라, ‘쓰기’라는 행위를 기술로 다시 사유하기 위한 전시이다. 시(詩), 서(書), 화(畫)는 동아시아 미학에서 오랫동안 하나의 통합된 예술 형식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이 전시는 시·서·화를 단순한 전통의 계승이나 장르적 결합으로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기록 방식과 매체의 구조로 다시 읽는다. 시는 언어의 층위이고, 서는 신체가 남기는 필획의 층위이며, 화는 그러한 언어와 신체의 흔적이 시각적 밀도로 전환되는 층위다. 이때《시-서-화》는 고전적 명칭을 빌려오되, 그것을 과거의 미학으로 복원하는 대신 동시대의 기록 기술로 전환한다.
이 전시의 출발점은 최명숙의 작업이 지닌 매우 구체적이고도 비가시화되어 온 이력에 있다. 그의 작업은 회화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펜글씨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반복적 연습, 곧 정해진 간격과 속도, 오차 없는 필획을 요구하는 ‘쓰기 훈련’에서 시작된다. 이 훈련은 일반적으로 기능적 기술 습득의 과정으로 이해되지만, 동시에 신체를 규율하고 언어를 표준화하는 체계이기도 하다. 최명숙은 바로 이 규율의 구조를 통과하는 데 멈추지 않고, 그 반복을 지속하며 그것을 예술적 매체로 전환한다. 글을 쓰는 행위는 퍼포먼스가 되고, 영상이 되며, 드로잉이 된다. 필사를 위해 수집한 단편소설, 시, 노래 가사, 뉴스 기사들은 작가의 손끝에서 하나의 아카이브가 되고, 그 문장들이 놓여 있던 시대의 배경은 다시 그림과 글씨의 형태로 현재의 표면 위에 드러난다. 따라서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썼는가’ 못지않게 ‘어떻게 쓰는가’이다. 쓰기는 단순한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현재를 사유하고 시간을 감각하는 방식으로 이동한다. (글: 황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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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일리 프로젝트 규방-가사 2026
두 번째 전시
최명숙 개인전《시-서-화》
2026년 5월 2일(토) – 5월 24일(일)
12:00–19:00 / 매주 월, 화 휴관
📍공간:일리
(서울 종로구 세검정로9길 19 안채)
✒️ 전시 여는 날 프로그램 ✒️
2026년 5월 2일(토) 17:00–19:00.
🖤 흑임자 설기 케이크: 세인디저트dessert
작가: 최명숙
기획 및 서문: 황수경
코디네이터: 박상은
전시운영: 김해찬
사진 기록: 박재영
주최/주관: 공간:일리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주체
[관람 안내]
공간:일리는 오래된 주택 공간으로, 출입구와 내부에 턱과 계단이 있습니다. 이동에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방문 전 미리 연락 주시면 도와드리겠습니다. 안내견을 포함한 반려동물 동반 관람 가능합니다.
접근성 관람 문의: 김해찬
[email protected] / +82 10 5471 3411 / SNS
🚙🚫 주차는 불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