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4/2025
Blocks of Story
신일아는 나무 패널 위에 나무 조각을 잘라 붙이고 페이스트를 얹어 붙이고 갈아내 칠하고 묘사한다. 이 모든 일들이 벌어진 후에는 신일아의 작품 ‘블록(Block)’이 탄생한다. 일견 회화로 읽히는 신일아 작품의 구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입체적으로 그리는 방식이 주가 아니라, 실제 얇은 두께의 나무판 혹은 페이스트의 층위로 쌓아 올리는 방식을 주로 하여 제작된 것을 볼 수 있다. 작가가 근 10년간 그림과 조각 사이에서 만들어 내는 작품의 방식은 저부조의 방식과 치밀한 묘사의 회화가 결합한 이미지의 덩어리로서 독자적인 정체성을 견고히 하며 새로운 기법의 실험을 더 해 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 제목 ‘Blocks of Story’의 ‘블록(Block)’은 단어의 의미 그대로 집을 짓는 건축재료인 벽돌과 같이 작가의 작품을 구축하는 나무조각들과 페이스트 조합들, 그것들로 작가가 그려 내 온 오랜 뮤즈인 ’집’, 그리고 그 집들이 그려진 작품 모두를 의미한다. 말 그대로 작품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 블록을 쌓아 나가듯 이루어지는데, 그렇게 완성된 하나의 작품들은 무수히 많은 벽돌을 정교하게 쌓아 만든 공간처럼 밀도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신일아는 오랫동안 이렇게 상상의 집을 지어 왔다. 신일아의 초기 작품의 집들(‘Delightful’(2015)과 ‘I am ready for you’(2015))은 장난감 블록, 인형의 집과 같은 이미지로 그려져 조금 더 밖에서 바라보는 집의 모습으로부터 창문을 통하여 집안이 자세하게 들여다보이는 풍경 그리고 그러한 들여다보기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그림에 등장하지 않는 거주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것은 마치 해빙이 되듯 흘러나오는 누군가의 소소한 대화를 듣는 듯하다. 결국 집은 어떤 사물이 아닌 활기차게 살아 있는 생명체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화가는 집 바깥에서 집 안을 그리다가, ‘Randezvous’(2024)와 ‘Nostalgia’(2024) 같은 최근작에서는 집의 내부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시점을 취한다. 이러한 시점의 변화는 집 안에 자유자재로 들어가게 된 작가의 내면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집 안에서 내다보이는 풍경은 외부의 풍경으로 보이지만 이상적인 공간으로 그려진다. 닿을 수 없는 초월적인 이계의 풍경에 잠재력이 내포된 공간으로 그려지는 신일아의 집들을 생각해 보면, 작가가 집을 계속해서 표현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를 추측하게 해 준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집과 터전이 중요했던 작가에게 안정감과 소속감, 그 안의 자유로운 영혼, 여유로움, 활발하게 움직이고 대화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집은 작가 자신이 투영되어 있는 살아있는 존재로서 지속적으로 변화해 나가는 중이다. 전보다 한 층 더 몰입감 있는 구도에 작가의 내면이 더욱 깊이 있게 반영된 이번 전시를 마주하며, 다음에 만나게 될 신일아의 집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한다.
글: 형다미 (갤러리 지오타 수석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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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전시기간: 2025.4.17(목)-5.7(수) / 13:00-19:00 / 월요일 휴관
장소: 갤러리 지오타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63-9)
**본 전시는 예술과 문화, 그리고 감성의 허브 컬처허브지오:타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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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지오타 #신일아